• 박정현 의원, 금감원 출신 로펌행 43건 '전원 취업가능'… 고위직도 10건 중 9건
    • - 박정현 의원“직급과 기관에 따라 심사 잣대가 다르게 작동하는 것 아닌지 점검해야”

    • [시경신문, 김승련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국회의원(대전 대덕구·행정안전위원회)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감독원 출신 퇴직자의 법무법인(로펌) 재취업 심사 43건이 한 건도 걸러지지 않고 모두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정무직·고위공무원·공공기관 임원의 로펌행 심사도 86건 중 78건(90.7%)이 통과했다.

      전체적으로는 퇴직공직자가 로펌에 취업하기 위해 받은 심사 397건 중 291건(73.3%)이 '취업가능' 또는 '취업승인' 판정을 받았다. '취업가능'은 퇴직 전 업무와 취업기관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이고, '취업승인'은 관련성이 인정되지만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해 허용된 경우다. 취업이 막힌 경우는 취업제한 62건, 취업불승인 44건으로 106건(26.7%)에 그쳤다.

      이른바 6대 대형로펌(김앤장·세종·율촌·태평양·광장·화우)으로 가려는 심사는 204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고, 이 중 164건(80.4%)이 통과했다. 로펌별로는 김앤장 55건(47건 통과), 세종 43건(37건), 율촌 32건(24건), 태평양 27건(23건), 광장 26건(17건), 화우 21건(16건) 순이었다. 단일 로펌으로는 법무법인 와이케이가 98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98건 중 73건(74.5%)이 경찰·검찰·해양경찰 출신이고 70건(71.4%)이 '전문위원' 직위로, 수사 실무 경력자의 이직이 대부분이었다. 통과율도 55.1%로 전체 평균(73.3%)을 밑돌았다.

      기관별로는 편차가 컸다. 금융감독원 출신의 로펌 심사 43건은 전원 '취업가능' 판정을 받았다. 취업제한이나 취업불승인은 물론, 업무관련성이 인정돼 예외적으로 승인하는 '취업승인'조차 한 건도 없었다. 퇴직 전 업무와 로펌 업무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심사연도별로는 2023년 14건, 2024년 7건, 2025년 12건, 올해 7월까지 10건으로, 4개 연도 내내 단 한 건의 예외도 없었다. 이 중 41건이 6대 로펌행이었고, 김앤장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로펌 심사가 5건 이상인 기관은 14곳이었고, 이 중 통과율 100%는 금감원 외에 외교부(12건), 국세청(10건), 국가정보원(8건), 식품의약품안전처(5건)였다. 대통령비서실은 13건 중 12건이 통과했다. 반면 경찰청(130건 중 62건, 47.7%)과 검찰청(27건 중 16건, 59.3%)은 통과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두 기관은 수사 실무 경력자의 로펌 이직 신청이 몰려 심사 건수 자체가 많은 기관으로, 전체 심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경찰청을 제외하면 나머지 267건 중 229건, 85.8%가 통과했다.

      고위직의 통과율은 더 높았고, 통과의 내용도 달랐다. 정무직·고위공무원·공공기관 임원의 로펌행 심사는 86건이었고, 이 중 78건(90.7%)이 통과했다. 주목할 대목은 업무관련성이 인정됐는데도 예외 사유로 허용된 '취업승인' 71건 가운데 41건(57.7%)이 고위직이라는 점이다. 고위직은 전체 심사 397건의 21.7%(86건)에 불과한데, 예외 허용은 절반을 넘게 가져갔다. 고위직 통과 78건 중 '취업승인'의 비중은 52.6%로, 고위직 외(14.1%)의 3.7배다. 통과율이 낮은 경찰청(130건 전원이 고위직 외)을 제외하고 비교해도 52.6% 대 17.2%로 3.1배, 경찰·검찰·해양경찰을 모두 제외해도 52.6% 대 17.6%로 3.0배 차이가 유지된다. 6대 로펌으로 한정하면 43건 중 38건(88.4%)이 통과했고, 이 중 22건(57.9%)이 '취업승인'이었다. 이들이 간 자리는 86건 중 65건(75.6%)이 고문·경제고문·상임고문·고문위원 등 '고문' 직함이었다.

      로펌은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규제 대응, 소송, 제재 방어가 주요 업무다. 퇴직공직자의 인맥과 내부 정보가 곧 경쟁력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금융회사 검사·제재를 담당하는 금감원 출신이 대형로펌으로 옮기는 심사가 43건 모두 걸러지지 않은 점은, 현행 업무관련성 판단 기준이 로펌의 실제 역할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의문을 남긴다. 고위 전관이 가는 자리가 대부분 '고문'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고문은 담당 업무가 특정되지 않아, 취업한 뒤 어떤 사건에 관여하는지 외부에서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박정현 의원은 "로펌은 사실상 모든 정부 업무와 맞닿아 있는데도, 퇴직 전 업무와의 직접 관련성 위주로 따지는 방식으로는 전관 영향력을 걸러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심사 건수의 5분의 1인 고위직이 예외 허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 예외 조항이 사실상 통로가 된 것"이라며 "로펌 재취업에 대해서는 취업 후 실제 수행 업무와 퇴직 전 기관에 대한 사건 관여 여부를 사후 점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도자료출처: 박정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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